2014102300211_1[wolf_fittext text=”마음가짐의 힘” max_font_size=”25″ letter_spacing=”1″ text_transform=”uppercase”]

여름마다, 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인 글라인드본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연주를 한다. 작은 동네라 밥 먹을 곳이 뻔한데 이태 전에 ‘라임오렌지나무’라는 식당이 생겼다. 소박한 테이블 일곱개가 전부다. 놀랄 만큼 음식이 맛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색다른 맛을 낸다. 담음새도 간결하지만 아름답다. 궁금해서 누가 요리를 하느냐고 물었다. 젊은 주방장이 나왔다. 내 또래였다.

가족이 요리를 좋아해서 네 살 때부터 부엌을 드나들었고, 버밍엄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할 때 프랑스 식당에서 일하면서 기본을 배웠다고 했다. 무슨 일이든 어떤 생각을 갖고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요리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이제까지 하고 있지만 내일이라도 요리가 즐겁지 않으면 그만둘 거라고도 했다. 그 정도 실력이면 별 몇 개 붙은 누구누구네서 일할 수 있을 텐데 왜 시골에 박혀 있는지 의아했다.

“글쎄. 그런 데서 일하면 남이 알아주고 비싼 식재료도 마음껏 쓸 수 있겠지만, 여긴 내 거잖아. 내가 다 직접 요리할 수 있고 뭐든 내가 결정할 수 있어서 좋아.”

나는 음악을 한다고 했더니 반색을 했다. 자기 아내도 음악 선생님이라고 했다. “나도 악기 하나 다룰 수 있으면 좋겠어” 하길래 나는 “요리를 제대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대뜸 말했다.
“그럼 우리 부엌에 한번 와. 같이 요리하자”

편한 신발을 신고 갔다. 시키는 대로 감자 한 양동이를 씻어서 썰고, 바닐라 빈을 쪼갰다. 아몬드 우유에 바닐라를 넣고 끓여 식혔다가 사프란을 넣어 색을 냈다. 당도계를 쓰는 법과 허브를 잘게 다질 때 칼의 균형을 잡기 위해 왼손을 쓰는 법을 배웠다. 생선살과 으깬 감자 등을 섞은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 튀김옷을 입히는 걸 반복하느라 손이 시렸다. 몇 시간째 서서 일하니 다리도 아팠다.

그래도 재미있고 뿌듯했다. 전에도 나름대로 요리를 했지만 그날 이후로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과정마다 정성을 들이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까 한번 더 고민한다. 어떤 생각을 갖고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