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_fittext text=”음악이 건네는 위로” max_font_size=”25″ letter_spacing=”1″ text_transform=”uppercase”]

영국 오케스트라 협회의 리더십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수업을 받고 있다. 오케스트라 행정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업계에 대해서 배우고, 오케스트라의 사회적 역할과 음악의 미래를 생각한다.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청중이다. 공연장에 오는 사람만이 아니라 집에서 라디오를 듣는 사람,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을 부는 초등학생도 다 청중이다. 오케스트라는 늘 어떻게 하면 좀더 많은 사람에게 음악을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전체 인구에 비해서 음악을 누리는 사람의 숫자는 미미할 정도로 적다. 더구나 연주회는 그 시간 그곳에 함께 있는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경험이다. 공연장에 올 만한 여유가 있는 소수의 사람과만 그 순간의 특별함을 나눌 수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사실 음악 하는 사람도 공연에 자주 못 간다. 음악 하는 사람이 먹고살기 바빠서 음악을 못 듣는다고 하면 역설적이지만, 저녁과 주말이 없는 직업을 가졌고 다들 그렇듯 집에도 할 일이 산더미인데 내가 하는 일 외에 다른 공연을 듣고 보러 가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최근에 본 공연도 워낙 지친 상태로 가서 자리에 앉을 때까지도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갈 걸 후회했다. 프로그램은 무반주 사중창으로 부르는 17세기 초기 음악이었다. 그런데 성악가들이 입을 여는 순간 그야말로 천상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눈이 번쩍 뜨이고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 온 듯하면서 어느새 마음이 개운해졌다. 음악에는 그런 힘이 있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좋은 공연에 가면 새 기운을 얻는다. 각박한 삶이 정서적으로 잠시나마 풍요로워진다. 나는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세상을 살아갈 힘을 줄 수는 있다고 믿는다. 연주자는 청중이 음악을 들을 때 그 아름다움에서 위로를 받고 힘을 얻기를 바라면서 무대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