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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비창

[wolf_fittext text="'비창'" max_font_size="25" letter_spacing="1" text_transform="uppercase"] 글 김정민 런던 필하모닉 제 2바이올린 부수석 | 조선일보 일사일언 | 2014 09 04 입력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연주할 때면 늘 긴장된다. 경쾌하게 시작해서 화려한 행진곡풍으로 마무리되는 3악장이 끝나면 청중이 곡이 끝난 줄 알고 일제히 박수를 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지휘자는 3악장 마치고 박수가 터져 나오면 청중을 노려보며 노골적으로 화를 내기도 한다. 이럴 때는 함께 연주하는 나 자신도 민망할 정도다. 사실 끝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3악장을 듣다 보면 그 뒤에 또 음악이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작곡가가 그렇게 곡을 써서 청중의 박수가 나오게끔 했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작년 런던에서 '비창'을 연습하면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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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이도 통하는 오선지의 지배자 그를 만난 건 행운

[wolf_fittext text="말 없이도 통하는 오선지의 지배자 그를 만난 건 행운" max_font_size="25" letter_spacing="1" text_transform="uppercase"] 1930~2014, 거장 로린 마젤을 보내며 글 김정민 런던 필하모닉 제 2바이올린 부수석, 사진 중앙포토 | 제384호 | 2014 07 20 입력 “걱정 마, 저 분은 4악장을 워낙 느리게 지휘해서 리허설 없이 초견(初見)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들으면서 악보를 받아적을 수 있는 템포라니까!” 2000년 스위스 루체른.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바이올린 주자인 나를 동료 연주자가 위로했다. 걱정은 리허설 때 시작됐다. 마에스트로 로린 마젤은 1, 2악장, 3악장 스케르초, 5악장 피날레만 좀 해보고 4악장은 아예 없는 것처럼 리허설을 진행하더니 시간이 남았는데도 무표정하게 오른손만 들어 인사를 하고는 나가버렸다. 동료의 위안은 효과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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